칼럼

날씨가 궁금하다면?

정보광장


홈 >

특별기고 교육부 김천홍 영어교육혁신팀장

기사입력 2006-04-14 16:23:37
확대 축소

김진표 부총리가 지난달 31일 경기도교육청에서 2006년도 교육부 업무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영어교육 활성화 방안을 얘기하던 중 영어교육의 다양한 모델 중 하나인 영어마을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말했다.

일부 언론들은 거두절미하고 ‘영어마을 그만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으며 이는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략 발언’ 이라고 몰아세우면서 본래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

교육부의 영어교육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책임자로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리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영어마을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자 한다.

부총리는 평소 강연 등을 통해 손학규 경기도 지사가 전국에서 가장 앞장 서 영어교육에 관심을 갖고 확산시킨 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들까지 앞다퉈 영어마을을 설립하겠다고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부총리는 최근 학생 수 감소 등으로 발생되는 학교의 유휴교실에 투자하면 영어마을 짓는 비용의 일부만 가지고도 훨씬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영어마을 대안 생각할 단계

부총리는 이러한 생각을 이미 여러 곳에서 밝힌 바 있다. 지난해 9월 23일 안산영어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부총리는

“영어마을을 대학생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연수기관으로 기능을 전환하는 것도 좋겠다”  고 제안했다.

이는 영어마을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 보다 효과적인 활용방식에 대해 언급한 취지로서 이번 경기도 교육청에서의 발언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김진표 부총리의 발언은 영어마을이 필요없다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인 맥락에서 영어마을의 적정한 수가 유지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향후 지자체의 영어교육 투자가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다른 모델을 제안하는 자리에서 나온 것이다.

최근 시장 및 군수들이 영어교육에 투자하려는 움직임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어 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평소 부총리는 학령아동의 감소로 학교에 발생되는 잉여교실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방과 후 학교, 영어전용교실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자주 언급했다.

한 학교당 1억 원 미만을 투자해 잉여교실을 리모델링하고 원어민 보조교사를 배치하면 영어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설로 재활용할 수 있음을 관악구 인헌중학교의 사례 등을 들곤했다.
 
‘영어마을을 이제는 그만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의 취지도 시·군 단위까지 영어마을이 들어서는 것보다는 그 재원을 가지고 학교 내에 시설투자를 하고 원어민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효과측면에서 낫다는 취지였다.

경기도의 경우 현재 582명의 원어민보조교사가 배치되어 있어 원어민 교사 배치율이 전체 학교수 1821개교의 3분에 1에 미치지 못해 많은 학교들이 원어민교사 배치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 기초자치단체들 중에는 학교 영어교육을 위해 지자체 예산을 이용해 원어민교사를 학교에 지원해 주고 있는 많은 사례들이 있다.

예컨대 충북의 제천시, 음성군 영동군, 전남 순천시 등은 영어마을에 투자하기 보다는 관내 학교에 원어민 보조교사를 지원해 학교의 영어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경기도의 하남시·군포시·파주시 등도 많은 원어민보조교사를 학교에서 지원하고 있다. 학교·학부모·학생 모두 환영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영어교육 5개년 계획, 부총리 소신과 일맥상통

일부 언론이 앞뒤 맥락에 대한 설명없이 거두절미하여 ‘영어마을 그만 만들라’고 한 부분만을 강조하여 보도함으로써 부총리 발언의 진의를 왜곡하고 있어 대단히 안타까운 마음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략 발언’이라는 일부 언론들의 보도는 부총리의 평소 발언을 볼 때 분명히 사실과 다르다. 이번 경기도교육청 특강에서의 발언은 부총리가 영어교육과 관련하여 가지고 있는 평소 소신을 정치적 의도나 배경없이 그대로 얘기한 것일 뿐이다.

부총리의 발언이 교육부가 작년 5월에 수립한 ‘영어교육활성화 5개년종합대책’과 배치된다는 언론들의 비판도 본래의 취지를 곡해한 것이다.

심지어 이를 ‘교육부 영어마을 5개년 계획 세웠다’라는 식으로 왜곡보도하는 언론의 저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영어교육활성화 5개년 종합대책’에는 분명히 ‘영어체험프로그램 확대’라는 추진 과제를 담고 있으나, 이는 기존의 시설, 폐교 등 유휴시설 등을 활용해 중복투자나 예산낭비 없이 영어체험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도록 한 내용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영어마을은 추진과제에서 제시한 ‘영어체험학습센터’의 한 유형으로 제시되고 있기는 하나, 이미 설치·운영되고 있거나 설치계획 중인 영어마을의 활용 측면을 제시한 것이며, 적극적으로 이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더라도, 교육부가 아무런 재정보조 없이 지자체의 영어마을 확대 계획을 세울 수가 있겠는가?




순기능도 많지만 매우 비싼 모델

2004년 8월 개원한 경기도 안산영어마을이 모델이 되어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영어마을은 영어체험 기회 확대라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지만, 매우 비싼 모델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영어교육정책실무자로서의 판단이다.

이번에 개원한 파주영어마을의 경우도 토지매입비 및 시설비로 997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들었다. 연간 운영비로 150억 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비록 해외어학연수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2주 프로그램에 60만 원은 꽤 비싸다.

핵심 프로그램인 5박6일 프로그램의 경우도 학생 1인당 원가가 52만 원이나 소요된다고 한다. 안산 및 파주 영어마을의 수혜인원도 연간 경기도 전체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4% 밖에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정도로 제한적이다.


영어마을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영어체험 수요를 충족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시·군 단위까지 경쟁적으로 영어마을을 조성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면 언제까지 영어마을을 늘려나가야 할지 이제는 비판적으로 분석해 볼 때가 된 것이다.
 
 



고비용-저효율로 지속적 확대 무리
 
영어마을이 영어능력 향상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영어교육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영어교육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영어마을은

▲단기 프로그램 위주이고
▲효과가 일시적이며
▲기 투자비용 과다 등

고비용·저효율로 지속적 확대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사실, 5박6일 정도 영어사용에 노출되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를 일시적으로 갖게 하지만 영어능력 향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는 같은 기간동안 영어권 국가에서 여행을 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확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영어마을은 또한 학생들이 동 기간동안 학교를 떠나 있게 함으로써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일회성 체험보다 학교내 상시프로그램 바람직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 중요한 것은 영어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은 영어마을과 같은 일회성 체험보다는 매일 다니는 학교 내에서의 영어체험프로그램이 상시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에 강남구와 서초구가 지원해 강남교육청 관내 6개 초등학교에 설치한 미니 영어마을이 하나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어체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원어민과의 대화경험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갖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편협된 시각으로 일관하고 있는 최근의 일부보도를 보면, 국민의 세금으로 시·군 단위까지 영어마을을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인지 되묻고 싶다.  


 

목록 맨위로 이전글 다음글

덧글쓰기

총 덧글수 : 0

213


학생신문 Section


홈으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