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날씨가 궁금하다면?

정보광장


홈 >

감사합니다.우리 아이들 다시 입시지옥으로 내몰 수 없다

기사입력 2006-03-31 15:26:46
확대 축소

반세기라는 짧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과 정치·사회 전반의 민주화를 이루어 냈습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도 높은 교육열과, 그 교육열을 수용하기 위한 좋은 교육제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그러한 교육제도 중의 하나가 1974년에 도입된 고교평준화라고 생각합니다.
고교평준화제도는 국민 여러분도 아시는 것처럼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도입된 것입니다. 당시 망국병처럼 만연했던 과열과외를 방지하고 초·중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당시에 불거졌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파가 집권했든지, 누가 대통령이 되었든지 간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엘리트 교육을 신봉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오죽했으면 그런 정책선택을 했겠습니까. 이후 정권이 여러 번 교체되었지만 이 제도의 기본 틀은 유지되어 왔으며, 참여정부 또한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고교평준화 도입 당시의 입시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중학생의 91%가 하루 4시간 이상의 과외를 받았고, 이로 인해 정신장애 등 중3병을 앓는 학생이 전체 중학생의 27%나 되었습니다.

또 서울, 부산의 명문고를 찾아 지방에서 전입하는 학생이 연간 1만5000명에 달했습니다. 우리의 어린 학생들을 그런 입시지옥으로 다시 내몰 수는 없습니다.

지난 2000년 경기도교육청에서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하여 지역 내 7개 시의 학생, 학부모,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고교평준화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정서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하겠습니다. 조사결과 70∼80%가 고교평준화를 찬성한 바 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경기도는 2002년에 고교평준화 지역을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자립형 사립고와 관련하여 고교평준화가 마치 학력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오거나, 사교육을 조장하거나, 다른 나라에는 있지도 않은 우리나라만의 제도인 것처럼 보도하여 국민 여러분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고교 평준화에 대한 근거없는 비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것은 모두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수행된 고교평준화 정책효과에 대한 종합연구(종단분석 - 서울대 김기석, 횡단분석 - 연세대 강상진, 국제학업성취도 비교 - KEDI 윤종혁, 종합 평가 - KEDI 강영혜)에 의하면, 평준화 지역 학생들은 학업성취도와 자아 존중감은 물론, 사교육과 교육열 등 사회적 측면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국제학생평가(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감독하에 실시하는 15세 이상 학생의 읽기·수학·과학 평가임. 

또한, 우리나라 중등교육은 고교평준화를 바탕으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학생평가(PISA. 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2003(만 15세)에서 문제해결력 1위, 읽기 2위, 수학 3위, 과학 4위를 달성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베르나르 위고니어(Bernard Hugonnier) OECD 교육국 부국장은 “평준화제도가 한국 학생들의 성취도 향상에 기여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통상 ‘평준화’로 지칭되는 교육정책은 본질적으로는 학교별 학생 선발 대신 ‘학군별 배정’을 통해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입학 제도를 말합니다.

이러한 제도는 우리나라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전통적인 선진국은 물론, 최근 국제 학력평가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국가에서도 학교별 입시 경쟁 없이 학군 중심으로 초·중등학교 진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독일은 예외적으로 초등학교를 마치는 시점부터 성적에 따라 인문계학교(김나지움)와 실업계학교(하우프트슐레, 레알슐레)로 분리·진학하는데, 최근의 국제 학력평가에서 연이어 독일 학생들의 성적이 저조하게 나타나 자신들의 교육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요구에 직면해 있는 형편입니다.

우리나라는 2005년 현재 750개교(전체 일반계고교 1275개교의 58.8%) 88만9721명(전체 121만328명의 73.5%)을 대상으로 고교평준화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평준화 기본틀내 형평성·수월성 조화

물론 고교평준화로 인해 학부모와 학생의 학교선택권이 제한된다거나, 이질집단으로 인해 교육의 획일화와 수월성이 저하된다는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정부는 그런 문제점을 보완코자 노력해 왔습니다.

평준화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도 교육의 형평성과 수월성의 조화를 기하고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고교체제의 다양화와 특성화를 추구해 왔습니다. 학군 내 선복수 지원을 확대한 것이나, 특성화학교 · 특수목적고 · 자립형 사립고를 도입하고, 영재교육과 수준별 이동수업을 강화한 것이 그것입니다.

그 결과 2005년을 기준으로, 전체 2095개의 고등학교 중 특수목적고 122개, 특성화고 95개, 자립형 사립고 6개 등 도합 223개의 특성화된 학교가 탄생하여 전체 고등학교의 10.6%를 넘어서고 있으며, 고교평준화를 실시하고 있는 시·도교육청 중 서울을 제외하고는 40∼50%의 학생을 선지원 방식에 따라 학교에 배정하고 있어 학생의 학교선택권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자립형 사립고도 당초 학생의 학교선택권 확대와 학교의 다양화, 특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자립형 사립학교는 등록금을 일반학교의 3배나 받으면서도 재단이 연간 최소 10억 원에서 지역에 따라 20억 원까지의 학교운영비를 추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결함보조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립학교로서는 이런 학교를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2005년 기준으로 자립형 사립고의 학생수는 5166명으로 전체 고등학생 176만2896명의 0.3%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자립형 사립고를 몇 개 확대한다 하더라도 학부모의 부담은 크게 늘리면서 극히 일부의 학생만 수용할 수밖에 없는 이 제도가 우리나라 고교교육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언론보도와 달리 자립형 사립고가 사교육비 더 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특정 학교에 입학한 몇 사람의 사례를 들어, 자립형 사립고가 일반고보다 사교육비가 훨씬 덜 들며, 고교평준화가 사교육비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등 고교평준화가 사교육비의 원흉인 것처럼, 또 자립형 사립고가 마치 사교육비 해소 대책이나 되는 것처럼 주장하며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해야 한다고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실증적 연구결과와 구체적 사례를 통해 그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우선 자립형 사립고의 사교육비가 일반고보다 더 많이 든다는 사실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잘 분석되어 있습니다. 

2005년 9월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한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시범운영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자립형 사립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 비율은 평균 68.2%(상산고 58.4%)이며, 월평균 사교육비는 52만 원(상산고 42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국 일반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비율이 56.4%이고 월평균 사교육가 30만 원인 것에 비해 높은 것입니다.(한국교육개발원 사교육 실태 및 사교육비 분석 연구, 2003년 12월)

그간 정부가 자립형 사립고의 확대여부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 온 이유는 일부의 주장처럼 단순히 이 학교가 다른 학교보다 수업료가 높기 때문이라거나, 귀족학교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립형사립고의 확대가 가져오는, 이미 그 조짐을 보이고 있는 공교육에 대한 파괴 효과와 심각한 사교육비 조장의 폐해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현재 서울의 강남을 중심으로 자립형 사립고의 입학을 준비하는 학원이 성행하고 있고, 일부 자립형 사립고에서는 대학입학 준비를 위한 고액의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잘 알 수 없는 사항입니다.




입학하기 전부터 390만원·60만원…

자립형 사립고라 하면 누구나 머리에 떠올리게 되는 한 학교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학교의 입학전형에는 여러 종류의 경시 대회 입상이 자격 조건으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경시대회와 함께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 학교의 부설 평생교육원과 영재교육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영어 영재프로그램인 ‘Global Leadership Program for Students(GLPS)’와 과학영재교실(GiSS), 여름토론캠프입니다.

영어 영재프로그램은 320명의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25일 동안 1인당 390만 원을 받고 교육시키는 것입니다. 과학영재프로그램은 중학생 중 이 학교 진학예정자와 과학 성적 우수자 중에서 우선 선발하며 6일 동안 (3주 동안 3기로 진행) 1인당 60만 원을 받고 교육시키는 것입니다.

여름토론캠프는 이 학교의 입학자격 중 ‘이 학교가 주관하는 전국 중학생 논쟁식 토론대회 동상 이상 및 최우수·우수 토론자상 수상자’와 연계되어 있습니다. 

이 학교에 입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이런 고액의 사교육비를 지불하면서 이 부설 캠프에 참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각종 학원에서는 특목고와 더불어 자립형 사립고 준비반이 등장하여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결국 자립형 사립고로의 입학 자체가 또 하나의 입시가 되어 우리나라 공교육에 새로운 문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립형 사립고를 무작정 확대한다면 1974년 고교평준화 도입 당시 온 국민에게 고통을 주어 온 중학교 단계의 과열과외와 이로 인한 중3병과 명문고 위주의 고교서열화가 다시 부활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자립형사립고를 확대한다면 이는 정부가 그 책임과 임무를 방기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모형 '공영형 혁신학교'

그래서 정부는 학비 부담은 자립형 사립고보다 훨씬 적고 학교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새로운 학교운영 모형으로 '공영형 혁신학교'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공영형 혁신학교는 한마디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주도적 학습방법을 통하여 학생 개개인의 창의력·잠재능력·인성계발에 역점을 두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들이 나아가야 할 미래지향적 학교운영의 모델이라 할 것입니다.

공영형 혁신학교는 학교의 설립과 경영을 분리하여, 학교 혁신의지가 강하고 교육철학이 분명한 교장 또는 전문가 등에게 협약을 통해 학교경영권을 위탁하여 기존의 학교보다 폭 넓은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형태로 도입될 것입니다.

또한  자립형 사립고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과 ‘귀족학교’라는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시범운영학교를 신중히 지정하고, 교육감이나 지자체 등의 재정 지원을 통해 학생등록금이 일반 공립학교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하여 학부모 부담을 최소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금년 중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2007년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하여, 2010년 경 혁신도시로 확산해 나갈 것입니다. 자

립형 사립고의 확대 문제는 공영형 혁신학교의 교육 및 운영 형태가 정착되어 어느 학교에서든 지금과 같은 입시위주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어느 정도의 믿음이 형성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농촌지역의 1군 1우수고 육성, 교육복지 투자우선지역 확대, 방과 후 학교 등의 시책을 통하여 우리 교육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제가 없는 완벽한 제도는 있을 수 없습니다. 어렵게 도입되어 30여 년의 시행을 통해 정착된 고교평준화 제도는 보완되어야 할 제도이지, 폐지되어야 할 제도가 아닙니다.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목록 맨위로 이전글 다음글

덧글쓰기

총 덧글수 : 0

213


학생신문 Section


홈으로 위로